칸의 사생활: 김한조, 마영신, 신명환, 유창창, 하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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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7.(수) ~ 09.07(수)

▶전시 개요
<칸의 사생활>은 꾸준히 만화 작업의 과정과 형식을 고집하며 자신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한국의 만화가들과 함께, 화이트 큐브에서 가능한 만화의 형식을 실험하고 확장하는 전시다.

만화는 작은 종이에 수많은 칸들이 그려지고 다시 그 안에 캐릭터와 배경, 대사와 톤이 끊임없이 채워지고 비워지면서 완성된다. 작가는 책상에 앉아 자료수집부터 최종 탈고의 과정까지 강도 높은 노동력을 채워 넣는다. 컴퓨터 그래픽의 최소단위가 픽셀이듯, 만화의 창작과정에서 칸(Frame)은 스토리와 이미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작품의 흐름을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설정 방향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 만화 기획전 <칸의 사생활>은 오랜 시간동안 각자의 작업세계를 구축해온 만화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칸을 재해석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김한조, 마영신은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장편 만화 작가로, 그동안 해오던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칸 안에 그려지는 이미지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또 작업 이면에 부딪히는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만화와 미술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활동하는 유창창, 신명환은 칸과 칸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을 탐색하며 자신의 위치를 설정한다. 엉뚱함과 재기발랄한 어린이만화와 성인만화를 동시에 그리는 하민석은 한국에 독재가 계속되고 만화가 탄압받는 내용을 담은 ‘2030코리아 오딧세이‘를 가상현실 비디오로 제작한다.

고립된 환경에서 홀로 창작과정을 보내는 만화가들에게 이번 전시는 전시장이라는 삼차원 공간에서 자신의 작품에 접근하는 방식을 재고하면서, 시각문화예술가로서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멈추지 않고 전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구조상 다소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화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이자, 관객에게는 만화의 창작과정에 접근하는 새로운 통로와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또한 전시 기간 중에는 참여 작가의 단행본과 독립출판 만화잡지, 스티커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작가 소개
김한조 파주에 사는 만화가. 1999년 만화잡지 <오즈>에서 <탐구생활>이라는 만화로 데뷔했다. 사람 내면에 여러 가지 인격이 공존하고 있음에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만화작업의 주요 동력으로 쓰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역사의 아이러니를 담은 소재, 어린이 만화 등에도 관심이 많다. <소년의 밤>, <기억의 촉감> 등을 발간했으며, <기억의 촉감>은 La memoire du corps(신체의 기억)이란 제목으로 불역되어 프랑스 등에서 출간되었다. 현재는 재일조선인에 관한 만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영신 1982년 서울 이태원에서 가까운 한남동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거쳐 독립하기까지 살았다. 2015년 엄마의 삶을 다룬 만화 ‘엄마들’로 주목받았고, 올해 ‘벨트 위 벨트 아래’를 발간하였다. 다음 웹툰에 <19년 뽀삐>를연재하고 있다.

신명환 결혼과 함께 파주로 이사 와서 아들만 셋이 된 만화가다. <당당토끼>로 만드는 ‘당당토끼가 사는 세계’에 대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설계를 천천히 진행 중이며 <눈사람 아이스크림>, <내 친구 쫄리신부님> 등의 책을 발간했다. 요즘은 건축을 전공한 시인 이상이 주인공인 <제비다방>이라는 만화를 기획 중이다. 만화 관련 전시기획을 계속 해오고 있다.

유창창 파주 사는 화가이자 만화가이며, 만화책 살북(Salbook)의 공동 편집장이기도 하다. 루나 웨이(Runa-Way)라는 매번 도망 다니는 여자아이가 등장하는 로맨스 시리즈를 선보이고 싶어 하지만… 잘 안되고 있다. 두 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 한 권의 만화책을 발표했다.

하민석 파주에 사는 만화가다. 주로 어린이 명랑만화를 그려왔으며 기타 단편 작업과 어른 만화 작업도 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 만화잡지 <고래가 그랬어>에 “탐정 칸의 대단한 모험”을 연재 중이며, 일러스트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안녕, 전우치>, <도깨비가 훔쳐 간 옛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