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ntom Island_Orange desert and a windowless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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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네트워크 창작스튜디오 릴레이전
Phantom Island_Orange desert and a windowless house
김자연 개인전


2022.9.23 - 10.20
아트스페이스 휴


김자연 작가는 직접 쓴 글을 바탕으로 회화 시리즈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소설 『Phantom Island(유령섬)』 중 2번째 장 ‘오렌지 색 사막’을 중점으로 한 신작으로 구성되었다. 소설은 작가가 경험한 사적 순간들 가운데 추상적이고 감상적인 일부분을 남기고, 허구적 요소를 가미해 창조한 ‘Phantom Island(유령섬)’이라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작가는 이 곳을 ‘지도에는 존재하지만 실제 존재하지 않는 유령의 섬’이라 말한다. 있음과 없음, 그 경계 사이 오묘한 위치는 작가에게 있음에도 없어야 할 것으로 치부되는, 없는 존재마냥 투명해지는 것들을 대변하는 듯하다. 작가는 인간의 내면, 그 중 쉽사리 부정되고 감추어지도록 요구되는 우울, 무기력과 같은 종류의 감정들에 중점을 두고 그림을 그린다.


김자연 작가는 대형 캔버스에 채도가 낮고 짙은 색을 사용해 자신의 심상을 담은 유령섬의 풍경들을 그려왔다. 무의식과 직관의 움직임을 따라 나무와 숲이 무성한 자연의 이미지를 그려내던 작가는 이번 시리즈에서 보다 작은 화면에 의자 위에 놓인 ‘오브제’와 같은 인체 모습으로 회화의 대상을 이동시킨다. 숲의 나무 형상에 빗대어 사람의 인영을 그리던 그는 풍경 속으로 감추었던 사람을 <앉아있는_object> 연작과 <앉아있는_얼굴> 등 보다 더 전면에 드러내어 보이기를 시도하는데, 이러한 직접적인 인물 표현은 그 등장 자체로 표현적인 것이 된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을 드러냄으로써 도리어 그러한 상태의 존재-있음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작업에서 인물들은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몸을 동그랗게 말아 한껏 웅크린 자세를 취하거나 기대어 팔다리를 늘어뜨린 채 널브러지다가도, 어느새 쭉 뻗은 팔다리와 드러누운 포즈 등 자신만의 자세를 잡은 모양새를 취하기도 한다. 이러한 각 인물의 태도는 작가가 설정한 ‘의자’의 의미와 관계되는데, 안락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회적인 속박을 뜻하는 의자는 그림에서 인물을 더욱 관람 대상으로서의 위치에 있도록 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풍경에 빗대어 자신의 감정을 에둘러 가는 방법으로 표현하던 작가는 이제 돌아가지 않고 그를 드러내 직시하는 편을 택했다. 전시를 통해 작가는 이러한 개인 내면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도록 만드는 공간인 ‘창이 없는 집’으로 관람자를 초대한다. 유령섬의 숲과 사막을 걸어 마침내 들어선 집은 오롯이 당신만의 공간이니, ‘열린 문 틈 사이’를 지나 당도한 이 곳에서 안락과 사색의 의자에 앉아보시길. 글_최다빈 인턴 큐레이터


월-금 10:00-18:00
경기도 파주시 광인사길 111, 3층
031-955-1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