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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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개인전
파와찰
2025.12.3-12.15
mon-fri 11:00-17:00


파 破
와 渦
찰 擦


파 破:깨트릴 파
시작은 뭉개진 시야의 찢어짐, 파열이다. 그러한 파열을 인식하면 곧 세계는 무수히 들이치는 것들의 잔상과 궤적으로 가득 찬다. 그 첨예한 전류선들은 어떠한 전조를 따라 고이고 응축된다. 폭발하고 잔류하며, 다시 시작된다. 그러한 형세, 미세한 진동이 거칠데 추동하는 힘이 되어가는 감각에 집중하며 마침내 폭풍전야와 같이 고조되는 긴장과 고요함의 순간에 닿고자 한다.


와 渦:소용돌이 와
파破로부터 일어난 소용돌이는 공명을 통해 머나먼 물결이 되어간다. 그 궤적의 한 자락이 또 다른 자락과 맞물리며, 그 틈새로부터 자아진 새로운 파동은 또다시 나아가기를 계속한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미세한 공기의 균열, 한 순간의 틈새로부터 바람짓은 일어난다. 지표면을 타고 흐르는 바람과 땅 아래의 맥동은 공명한다. 지형의 굴곡을 거치며 줄기는 몸집을 불리고 폭류가 되어 휘몰아친다. 이윽고 다시 잔류로서 남아 골짜기의 틈새에서 새롭게 폭풍의 씨앗이 된다.


찰 擦:문지를 찰
소용돌이는 폭발과 응축의 전개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소용돌이 속에는 무수한 결들이 서로 달라붙고 반발하며 팽팽한 긴장 속에 있다. 그 힘의 균형을 깨고 어느 가능성으로 열어젖히는가에 따라 방향은 결정된다. 형태는 분절되거나 연속된다.
어떠한 힘이 전개되고 나아가게끔 추동시키는 것은 균형의 깨어짐-찰擦의 순간들이다.


힘은 곧추 나아가려 하고 강하게 부딪혀온다. 그러한 과정에서 장애물과 일으키게 되는 파찰의 과정, 즉 굽어짐과 접힘, 빨려들어가거나 꿰뚫어 나감, 강하게 반발하거나 탄력을 잃고 풀어짐을 판화 베이스의 설치 작업으로 표현한다. 이를 위해 프레스기로 판화를 찍는 과정에서 생기는 우연한 오류들-강한 압력에 의한 튕김과 상처, 접히거나 찢어진 종이, 터진 잉크 자국, 베어나오는 물감 등을 활용한다.


힘은 파찰을 통해 새로운 기형으로 뻗어나간다. 프레스기가 압력을 가할 때 지지체의 굴곡이 주는 공백과 둔턱은 일정하게 작용하던 힘의 방향, 크기에 대한 저항 요소로 작동한다. 유연한 볼륨은 짓눌려 단단해지고 단단한 표면은 수축에 의해 찢어진다. 이로 인해 이미지에 새로이 공백과 자국이 남는다. 이 우연한 분절들로 각 마디는 새로운 시퀀스로 거듭난다. [작가노트]


※이 전시는 경기문화재단의 2025 경기예술지원 2차 <생애 첫 지원 시각예술 분야>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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