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원 개인전 - 물컹거리는 콘크리트

 콘크리트: 김시원은 단단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단단하다는 것은 우리를 경직되게 만드는 것들이다. 그것은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을 억제하고 제어하는 한 개인이 가진 고정관념이나 강박증이다. 또 그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관습과 규범이기도 하며 특정한 개인과 집단을 위해 움직이는 어떤 권력덩어리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각 개별자들을 쉽게 통제하기 위해 생간되고 운동하는 사회시스템-네트워크 그 자체이기도 하낟. 김시원은 고정관념, 규범, 시스템과 제도, 그 덩어리에 대한 관심보다 사회시스템-네트워크 안에서 벌어지는 운동들- 개인과 개인, 집단과 개인, 집단과 집단 속에서 피어나는 공기에 흥미를 가진다. 과대 포장된 시선과 몰이해, 억압과 모순 등이 만들어내는 그 공기들은 완전한 구축-단단함을 일궈내려는 시스템에서 발견되는 틈과 같다. 틈은 예측을 벗어나 발생한다는 점에서 임의적이고 생성되었다 다시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일시적이다. 단단하고자 몸부림칠수록 틈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며 틈과 단단함은 서로를 움켜잡고 마주 운동한다. 그 모양새는 볼 수록 흥미롭다. 해서 김시원은 우습게-슬프게 세상을 마주하게 하는 그 틈과 구멍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물컹거리는: 틈을 얘기하기 위한 김시원의 행동-임시변통기술은 웃음을 유발하는 어떤 것-모든 것이다. 여기서 웃음은 마음도 없으면서 지어내는 억지스런 웃음. 어색해서 마지 못해 웃는 웃음, 또 어이가 없을 때 피식 하고 나오는 웃음-헛웃음을 말한다. 단단함-견고하고 완벽하리라 믿는(착각하는) 그 근엄함 앞에선 그저 헛웃음이 제격 아니겠는가? 깃털을 들이대 간질이기도 어수룩하게 따라해 보기도 말도 안되는 것에 억지를 부리기도 민망하게 망가뜨려 보기도 안 되면 직접 망가져보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그 순간 틈을 보게 될 것이다. 틈을 보는 순간 다시금 단단함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건조하고 딱딱한 도시와 이 우울한 사람들 속에서 잠깐이라도 좋으니 물컹거리는 웃음이 피어났으면. 참말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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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작업의 뒷면

 어느 날 나는 친한 형에게 오만원짜리 그림 하나를 부탁 받았다. 그림 안그린지 오래됐지만 전에 그려놓은 것들중 하나를 주면 되겠다는 생각에 선뜻 승낙했다. 막상 집에 돌아와 그림들을 살펴보니 너무 예전에 그려서 그런지 참 못 그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그림을 돈받고- 그 돈이 오만원이든 만원이든-준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제대로 잘 그린 멋진 그림 하나를 그리기로 마음 먹었다. 뭘 그릴까. 뭘 그릴까. 한참을 생각했는데 문득 작업의 가격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오만원? 오만원짜리 작업은 과연 어떤 것일까? 어떻게 하면 오만원짜리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때부터 나는 그림 그릴 생각을 뒤로 미루고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전시기간 : 2007. 09. 29 - 10. 24

-Opening : 2007. 09. 29  PM 06:00

-레지던시 : 2007. 09. 03 - 09. 20

-작가 프리젠테이션 : 2007. 09. 14 PM 05:00

-멘토링 프로그램 : 2007. 09. 07  PM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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